-제8회 대한민국 한옥건축 박람회를 다녀왔습니다. 『월간한옥』에서 주관하였습니다(https://www.hanokmag.com). 다산 선생의 첫 유배지인 강진 사의재 주변에서 행사가 이루어졌고, 「남도 건축기행」 세미나에서 두 번째 발제자로 「시경詩境으로 본 남도 원림문화의 향유」를 '월백조경문화'의 대표 자격으로 '다산청렴수련원'에서 묵으면서 '다산교육관'에서 발표하였습니다. 덕분에 2박 3일 일정을 '사의재 주막'을 일일래, 일왕래하였습니다.
-시경詩境이란? 시의 경지 또는 시흥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경치나 시정이 넘쳐흐르는 흥취 있는 풍치를 말합니다. 곧 좋은 경치에서 시의 본질과 경계를 통하여 새롭게 영혼을 맑게 고취히는 경지입니다. 일상에서 세밀하고 정성스러운 열린 받아들임을 향유하며 거닐면서 시를 창작하고 읊으면서 흥취를 고양하는 순간을 향유합니다.
Photo by OHN HYUNG-KEUN
(좌) 아침 햇살로 숲길이 환해진다.(2022.10.10.) / (우)소나무 사이로 난 샛길인 ‘송간세로’(2022.10.10.)
Photo by OHN HYUNG-KEUN
원림은 숲길에서 주고받는 소통과 시경(詩境)이다.
열린원림문화의 향유는 숲길로 성립한다. 숲길이 있기에 미음완보의 거닐기를 통한 소요유가 가능하다. 소요유는 원림이어서 행세한다. 그래서 윤선도(1587-1671)의 산중신곡에 나오는 임천한흥(林泉閑興)은 우주적 직관이다.
고산 윤선도(1587~1671)의 ‘산수지벽’은 시경, 성과 경, 출처관으로 나누어 고찰할 수 있다. 산수지벽(山水之癖)이 있어 재물을 속바치며 원림을 조성하고 경영한 고산이다. 무엇이 고산을 고치기 어려울 정도로 굳어진 버릇이며, 지나치게 즐기는 병을 의미하는 ‘벽(癖)’에 빠지게 하였을까.
한국정원문화를 콘텐츠로 탐구하는 일의 지위는 어떠한가를 몇 개의 질문으로 진단한다. 우선 전통조경의 현주소가 옛 것을 가져오는 레트로의 향연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? 왜 전통조경을 문화로 접근하고 콘텐츠로 이해하려고 하는가? 진열도 복제도 잠깐의 유행도 아니라면 전통조경의 진정한 위상은 어느 지점에 다다른 것인가? 옛 것이라는 외형인가, 문화와 콘텐츠인가, 진정한 위상의 설정인가를 나누어 사유하고자 함이다.